20년 넘게 청소년 사역을 하고 있지만 나는 아이들을 '잘 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빠르게 성장한다.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대다수 엄마들은 자신의 자녀들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많이, 세세하게, 정확하게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나는 사역의 현장에서 청소년과 그 엄마들을 상담하면서
자신의 딸과 아들에 대해 모르는 엄마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전혀 모르는 엄마,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엄마,
심지어 자녀는 이성문제, 학교폭력, 왕땅, 가출, 자살충동 등 위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몇 등 떨어진 중간 고사 성적에만 애를 태우는 엄마를 보면 가슴이 아플 때가 많다.
아이들은 고통 속에서 손톱이 다 깨지도록 엄마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는데,
베란다 난간에 서서 아찔한 아스팔트 바닥을 응시하며 "제발, 도와달라!"고 소리치고 있는데
엄마는 성적표만 들고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아이들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엄마와 자녀의 손과 손, 마음과 마음이 만나 일어나는 전인격적인 교감이다.
이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불가능 한 것도 아니다.
등 두려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손도 잡아줘라. 말없이 가만히 안아주기로 하라. 손을 잡고 말없이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따스한 스침이 더 좋다.